검색결과
-
[청도의 맛집] 강과 바다의 맛을 한 곳에서 만나다 청도 '정이품횟집'민물과 바다 회를 동시에 즐길 수 있어 이른 바 ‘강 & 바다’로 알려진 ‘정이품 횟집’은 청도천과 가까운 청도읍사무소 입구에 위치하고 있으며, 향어와 무지개송어 등의 민물회와 광어, 우럭을 비롯한 계절별 별미어종인 밀치, 도다리, 아나고, 전복, 멍게, 낙지, 소라 등 다양한 종류의 바다회와 해물류는 물론, 점심특선으로 물회와 회밥, 멍게회덮밥과 생우럭탕은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미각을 사로잡는 별미 요리로 주 메뉴 이상으로 인기가 높다. 김태용 사장은 대구 수성구에서 29년 간 자연산 횟집을 경영하다가 청도로 와서 6년째 바다회와 민물회를 동시에 취급하고 있으며, 신선한 활어를 제공하고자 주 2~3회 직접 활어차를 운전하여 민물회는 구미 선산의 양식장에서, 바다회는 포항시장에서 직접 경매에 참여, 중개 수수료를 절감함으로써 손님상에 푸짐한 먹거리를 제공한다. 자연산을 주축으로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려고 했으나 청도 지역의 특성상 다양함보다는 단순하면서도 푸짐한 메뉴가 청도군민들의 입맛에 맞을 것이란 판단 하에 청도군민들의 맞춤형 메뉴로 민물과 바다를 동시에 맛 볼 수 있도록 양식과 자연산을 함께 선택하였다. 민물회 중 향어회는 바다회에서 느낄 수 없는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향어는 오메가3와 필수아미노산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암과 각종 혈관질환 성인병과 치매예방에 효능이 있으며 청소년 두뇌발달과 고단백 저지방에 불포화지방산이 다수 함유되어 있어 보양이나 비만, 피부미용에 특효이다. 4인 가족 기준 34,000원의 착한 가격으로 회를 먹고 회덮밥이나 매운탕을 곁들이면 한 끼 식사로 최고이다. 김사장의 추천 메뉴로는 단연 무지개송어이다. 무지개송어는 1급수에서만 양식이 가능한 어종으로써 향어와는 또 다른 신선함과 청량한 맛이 있으며, 회로 먹고 때론 매운탕이나 찜 등 다른 요리를 풀코스로 즐길 수도 있다. 송어는 양질의 단백질이 풍부하면서도 칼로리가 적어 체중조절 시 도움이 되는 식품이며, DHA(Docosahexaenoic acid)와 칼슘이 풍부하여 성장기 어린이는 물론 성인의 두뇌 발달과 치매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송어를 찾는 손님들은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회’라고 칭찬이 자자하다. 바다회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광어, 우럭, 도다리, 아나고, 낙지, 전복, 멍게 등 다양한 어종과 해물류를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으며, 민물회와 바다회를 동시에 저렴한 가격으로 맛 볼 수도 있다. 정이품횟집에는 동시에 50여명을 수용할 수 있으나 코로나 감염을 우려, 식탁을 조정하여 홀에 4인용 테이블 3개와 좌식룸 1실에 테이블 3개, 좌입식룸 1실에 테이블 2개 등을 구비하고 있어 가족 간이나 사무실 단위의 회합에 안성맞춤이다. 청도의 많은 사람들이 민물회를 맛보고자 청도가 아닌 밀양지역으로 이동하는데 그것은 청도에 정이품횟집이 있음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단 정이품 횟집을 다녀간 사람들은 사장님의 넉넉한 인심과 손맛에 끌려 금세 단골이 된다. 민물회의 구수한 맛이 그리운 사람들, 바다회의 깔끔한 맛을 기대하는 사람들, 강과 바다의 맛을 동시에 느껴 보고픈 사람들이라면 정이품횟집을 찾아 사장님의 넉넉한 인심과 손맛을 만끽하길 권한다. 권규학 기자 예약전화; 054-373-3233 / 010-9404-5151 청도군 청도읍 청도신기길 81
-
[우리 고장 자연 탐방 2] 청도의 노거수(老巨樹), 천연기념물 301호, 402호 ‘은행나무’를 찾아서권규학(숲해설가) 봄바람 살랑이는 3월 , 파릇파릇 새싹이 움터 오르는 청도천변에 상춘(賞春)의 행렬이 곱다. 봄이라고 하기엔 쌀쌀한 겨울 끝자락, 가볍지 않은 옷차림으로 산책을 나온 상춘객(賞春客)들, 청도천은 오래도록 지속된 코로나의 속박에서 벗어나려는 사람들의 찌든 몸과 마음을 씻어주기에 충분했다. 맑은 물에 노니는 철새들의 한가로운 모습, 저들에게도 코로나와 같은 감염병의 위기가 있었을까? 치유불능의 조류 인플루엔자가 유행하기도 했지만 지금의 그들에게선 그런 어두운 그림자는 찾아볼 수가 없었고, 철새들의 여유로운 모습에서 마음의 평화와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내친 발걸음을 이어 청도지역의 노거수(老巨樹)를 볼 목적으로 청도읍 원리 소재 천연기념물 402호인 적천사(磧川寺) 은행나무와 천연기념물 301호인 이서면 대전리의 은행나무를 찾아 나섰다. 부푼 기대감으로 찾아간 적천사(磧川寺)! 작은 마을을 통과하여 2Km 정도의 좁은 오름길을 올라서야 겨우 사찰 경내에 도착할 수 있었다. 초입의 화엄정사란 작은 간판을 지나자 작은 계곡을 끼고 전원주택과 감나무 밭 사이로 컨테이너 농막이 간간이 눈에 띄었고, 군데군데 산을 파헤친 개발의 흔적이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작은 대숲과 조릿대 사이, 위익 위이익 귀신바람을 불어내는 길섶…, 황토산방과 소담스러운 카페가 로망으로 동경했던 전원(田園)의 환각에 빠져들게 했다. 급경사로 이어진 비좁은 진입로 좌우로 굵직굵직한 자연석과 대형 소나무가 시립한 그 끝자락으로 웅장한 은행나무의 모습이 보였다. 아직은 봄의 초입인지라 여름의 진초록 잎이나 가을의 샛노란 단풍이 없을 뿐이지 V자 형의 소나무 사이, 두 그루의 은행나무 노거수(老巨樹)가 천년고찰(千年古刹)의 위엄을 돋보이게 했다. 계곡 아래 돌 틈 사이로 촐랑이는 물소리…, 바람이 불 때마다 먼 듯 가깝게 들리는 딸랑이는 풍경(風磬) 소리가 청량감을 더한다. 다만 천년고찰이라기에 상당한 기대감을 가졌었는데 사찰을 한 바퀴 둘러볼 때까지 마치 무인 사찰이기라도 하듯 단 한 사람의 인적도 발견하지 못했다. 문득 ‘왜 이렇게 낡았을까?’ 하는 실망감마저 스친다. 하지만 밖에서의 황량한 느낌과는 달리 사찰 안의 풍경은 마치 두꺼비가 양팔로 품어 안은 듯 아담하고 포근했다. 풍경에 취해 부지런히 건물 이곳저곳과 사찰 내의 식생들을 구경하고 스마트폰에 담았다. 냉이 꽃다지 꽃마리 달래 쑥 개불알풀(봄까치꽃) 배암차조기(곰보배추) 등 초본(草本) 식물들이 촉촉이 물기를 머금어 봄을 맞이하고 있었고, 소나무와 배롱나무, 벚나무 가문비나무 목련 주목 등 다양한 목본(木本)들이 사찰의 수호신인 양 정겨운 느낌으로 다가섰다. 그 중 가장 큰 감동은 역시 천연기념물 402호로 지정된 은행나무 노거수(老巨樹)였다. 적천사(磧川寺)의 은행나무는 고려 명종 5년인 1175년 경 보조국사가 심었다고 전해지며, 두 그루 중 앞의 키가 큰 나무가 천연기념물 제402호로 지정되었으며 높이 25~28m, 가슴높이 둘레 11m, 수령은 약 800여 년 정도로 추정되며, 동공이 없고 수형이 아름다우며 수세가 왕성하다. 언젠가 숲 동무가 ‘아직까지도 적천사(磧川寺)에 가 보지 않았는가, 청도 사람 맞느냐?’며, ‘적천사(磧川寺) 은행나무를 만나지 않고서는 가을을 맞이할 수 없다’고 했는데, 이제는 가을을 만날 수 있을 것도 같다. 뭔가에 쫓기듯이 후딱-이었지만, 봄에 이렇게 봤으니 올가을에도 다시 볼 수 있을 테니까. 바쁘게 발걸음을 돌렸다. 천연기념물 제301호 이서면 대전리의 은행나무를 만나기 위해…. 청도읍 원리에서 차를 돌려 새마을로-청려로-이서로를 경유 도착한 대전리…, 마을 한 가운데에서 정자목의 역할을 하고 있는 은행나무는 높이가 29m 둘레가 8.5m에 이르는 수나무이다. 수령 약 400년으로 추정되는 이 은행나무는 1300여년 전 이곳을 지나던 한 도사가 이곳에 있던 우물의 물을 마시려다가 장삼 속의 은행 씨앗이 떨어져 우물 안에서 이 나무가 자라났다고도 하며, 다른 전설에 의하면 이 마을을 지나가던 어느 여인이 물을 마시려다가 주머니에서 떨어진 은행 알에서 싹이 돋아났다고도…, 또한 신라 말 경 행정구역의 변경에 따른 경계목으로 이 나무를 심었다고도 전해진다. 마을 사람들은 은행잎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다음해 농사의 풍년과 흉년을 점쳤는데 이 나무가 한꺼번에 나뭇잎을 떨구면 풍년이 든다고 믿었다. ‘종(種)의 기원(起源)’이란 책을 쓴 영국의 생물학자 다아윈(Darwin, Charles Robert, 1809~1882)은 은행나무를 ‘살아 있는 화석’이라고 하였다. 2억5천만 년 전에 만들어진 고생대의 지층에서 화석으로 발견되는 나무이면서 지금까지도 살아남아서 흔히 ‘살아 있는 화석’으로 불리기도 하는 은행나무는 같은 과에 여러 종류의 비슷한 종(種)이 있는 다른 식물(나무)과는 달리 ‘은행나무과’에 속하는 나무 중에는 ‘은행나무’, 단 한 그루뿐이다. 사람으로 따지면 친지나 친척 등, 가까운 가족이 없는 외로운 나무이며, 지구상 수많은 나무 중 가장 오래된 나무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은행나무’이기도 하다. ‘은행을 턴다’, ‘가장 비싼 나무’라는 등, 은유적인 표현으로 흔히 유머나 개그의 소재로 활용되는 등 인간과도 매우 친숙한 ‘은행나무’는 ‘암수 따로’이며 바람에 의해 수분(수정)이 이루어지는데 흔히들 겨울에 잎이 떨어지는 낙엽수인 이 나무를 활엽수로 착각하지만 사실은 완벽한 침엽수의 조건을 갖춘 나무로서 넓적한 형태의 잎은 뾰족한 잎(침엽)이 세월이 흐르면서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활엽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은행나무는 병해충이 별로 없고, 대기오염에도 강할 뿐만 아니라 열매는 식용이 가능하여 기침과 천식 등에 약용하며, 잎에 있는 ‘징코민’ 성분은 혈액순환을 돕기 때문에 성인병 치료제로 상용되고 있으며, 가을에 노랗게 물든 은행잎이 아름다워 가로수로 많이 활용된다. ‘은행(銀杏)’은 ‘은빛 살구’라는 뜻으로 흔히 열매로 여겨지는 은행나무 씨가 살구와 비슷하고 표면이 은빛의 흰 가루로 덮여 있어서 붙은 이름이다. 은행나무는 30년 가까이 자라야 씨를 맺는데, ‘손자 대에 이르러서야 종자를 얻을 수 있는 나무’라고 해서 ‘공손수(公孫樹)’로, 은행나무 잎이 오리발(鴨脚)과 닮았다고 해서 ‘압각수(鴨脚樹)’로도 불리며, 은행 알은 ‘백과(白果)’, ‘압각자(鴨脚子)’라고 하며, 은행나무 목재는 ‘행자목(杏子木)’이라고 한다. 은행나무는 자동차 배기가스를 흡수 정화하는 능력이 우수하고, 나무의 껍질이 두껍고 코르크질이 많아 웬만한 화재에도 불이 옮겨 붙지 않는다. 더구나 열매에는 은행산이라는 독성분이 있는데 바로 이 독(毒)성분에는 고약한 냄새가 있어 해충이나 뱀, 멧돼지와 같은 큰 동물도 근접하길 꺼린다. 비록 인간에게는 열매 냄새가 악취로 다가오겠지만 알고 보면 인체 무해한 천연 해충제가 바로 은행나무 열매이기에 예로부터 집주변이나 사찰, 누각 등지에는 꼭 은행나무를 심었다. 가을이 오면 온몸에 샛노란 물감을 칠한 채 오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은행나무! 은행나무는 정녕 억울하다. 가을이 되면 욕이라는 욕은 다 얻어먹어 혈색마저 노랗게 변한다. ‘은행 열매’가 몸에 좋음을 알면서도 아스팔트길에 뒹구는 은행 열매는 거의 지뢰 취급을 받아 아무도 밟지 않으려고 무던히도 애를 쓴다. 긴 겨울 동안 저리도 앙상한 모습으로 살아온 걸 보면…, 어쩌면 은행나무는 우리네 인생을 닮았다. 우리도 언젠가는 은행나무처럼 샛노란 은행잎을 털어낸 채 외롭게 저물어 갈 터, 사랑하고만 살아도 짧은 세월인데 순간을 참지 못해 지지고 볶으며 살아 온 세월이 못내 처량하기만 하다. 정녕 그렇다. 천년을 살면 은행나무처럼 살까, 만년을 살면 그런 욕심 없는 삶을 살 수 있을까. 서로 보듬으며 아끼고 베풀어도 모자란 인생인데 어찌 시기질투로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랴. 사랑을 뿌리에 심은 은행나무는 나라에 변고가 일어나면 몸부림치며 울었는데, 인간으로 태어났으면서도 제대로 된 삶을 살지 못함에 통탄을 금할 수가 없다. ‘화석나무’란 이름에 걸맞게 우리나라에서 24개소 26주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관리/보호되고 있는데, 그 중 청도지역인 적천사와 대전리 2개소에 세 그루가 있다는 건 청도인의 자랑거리인 바, 이의 관리와 보호를 위해 관련 부서의 책임 있는 손길이 있기를 바란다.
-
포토 詩 / 권규학 시인포토 詩 / 권규학 시인 복수초(福壽草) 사랑하려거든 뜨겁게 하라 겨울바람 채 떠나기도 전 차곡차곡, 나뭇잎 쌓인 산 계곡 잔설(殘雪)을 뚫고 주둥일 내미는 꽁꽁 언 땅, 얼음 사이에서도 스스로의 열기로 몸을 데우고 함초롬히 샛노란 꽃망울로 봄을 알리는 복(福)과 장수(長壽)의 화신(化身) 이른 봄 눈 속에서 꽃을 피운 설연화(雪蓮花), 얼음새꽃 정녕 너는 봄의 전령사(傳令使)인가. ※ 복수초(福壽草) 미나리아재빗과의 여러해살이풀로서 ‘원일초(元日草)’라고도 한다.. 봄이 채 오기도 전에 핀다고 해서 ‘봄의 전령사’로 알려져 있으며, 차가운 얼음 속에서 피어난다고 ‘얼음새꽃’, 눈 속에서 피는 연꽃이라고 ‘설연화(雪蓮花)’, 눈 주위에 동그란 구멍을 내고 핀다고 ‘눈색이꽃’, 꽃피는 모습이 황금 잔 같다고 ‘측금잔화(側金盞花)’ 등으로 불린다.
-
[자랑스러운 청도인] 청도의 숲 해설가, 배종근⋅최순옥씨 부부최근 삶을 살찌우고자 산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산에 가면 힐링(healing), 즉 치유의 신선한 기분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웰빙(Well-being)이 ‘복지나 행복의 정도’, 또는 ‘특정한 생활 방식을 가리키는 유행어’로 ‘건강에 좋다고 주장되는 제품에 붙는 수식어’로 널리 쓰였으나 요즘에는 웰빙이 아닌 힐링(healing), 즉 ‘치유를 목적으로 산(숲)을 찾는다’는 것이다. 숲해설가란 ‘숲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숲 속에 사는 동식물들이 사람과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를 설명하는 일’을 한다. 휴양림 등을 찾는 사람들이 나무와 풀, 곤충 등에 대해 올바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산림 내에서의 산림휴양이나 자연체험활동 등에 대해 지도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특히 찾아가는 숲해설을 통해 유치원이나 초·중·고등학교의 체험학습을 진행할 때가 많지만 국립공원이나 자연휴양림, 또는 도시숲에서 일반인들이나 가족을 대상으로 맞춤형 숲해설을 하는 경우도 있다. 교육과 실습을 받으면 누구나 시작할 수 있는데, 교육은 산림청장이 인증한 숲해설가 교육과정 운영기관이나 기타 환경 교육 관련 민간단체, 대학 평생교육원 등에서 140시간의 교육을 이수하면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산림청 자료에 의하면 중·장년층의 자원봉사형 일자리이자 숲을 찾는 사람들에게 양질의 산림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숲해설가가 올해는 300명 선발되었으며, 이를 위해 8개 운영기관-한국숲해설가협회⋅숲생태지도자협회⋅강원산림교육전문가협회⋅대전·충남숲해설가협회⋅대전·충남생태연구소⋅경상북도숲해설가협회⋅경북자연사랑연합⋅부산·경남숲해설가협회-을 선정하고 오는 11월까지 전국 주요 생활권 도시숲·공원 및 사회복지시설 등에서 숲해설 서비스를 제공한다. 숲해설 자원봉사 운영사업은 숲해설가 활동영역 확대 및 자원봉사형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장년층의 사회공익 활동을 통해 삶의 보람과 자긍심을 고취하고자 2015년부터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자원봉사자 248명이 참여해 5만6000여명에게 숲해설 서비스를 제공했다. 산림청에서는 ‘숲해설가 자원봉사 사업을 통해 중장년층의 은퇴・사회공헌형 활동공간 제공 및 숲해설가들의 삶의 보람과 자긍심 고취를 목적으로 숲해설가들의 자발적인 활동을 통해 국민이 양질의 산림교육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했다. 정년퇴임을 한 은퇴공무원이나 교직원들, 프리랜서나 워킹맘들이 선호하는 미래형 직업으로써 자원봉사 모집과 배치, 숲 해설 프로그램 운영 등 관련 정보는 8개 사업 운영기관과 자원봉사 포털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숲해설을 통해 ‘치유’를 이루려는 붐이 전국적으로 폭넓게 일고 있으나 청도지역에는 산과 물과 공기 등 빠지지 않는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지역에 비해 숲해설의 불모지로 인식되고 있고 숲해설을 통한 관광자원의 확보와는 거리가 멀다. 그나마 운문산 자연휴양림에서 2~3명의 숲해설가를 운영하는 게 고작이다. 숲해설가는 아니더라도 화양 읍성을 포함한 몇 개소에 문화관광해설사를 운영하고 있고, 운문사 입구 생태 안내소에서 자연환경해설사가 운용되는 것을 제외하고는 청도지역 어느 곳에서도 숲해설 프로그램을 볼 수가 없다. 자연환경해설사 또는 문화관광해설사와 숲해설가와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청도의 공무원(담당자)들은 자연환경해설사와 문화관광해설사에 대해서는 알고 있으면서도 정작 산림(생태)복지전문가(숲해설가)에 대해서는 깊이 아는 바가 없다. 그만큼 여타 도시에 비해 청도에선 숲해설 분야에 대해서만은 상당 부분 뒤처져 있으며, 관련자(부서)의 관심 또한 대단히 소홀하다는 것이다. 마치 맑은 물에 사는 물고기가 물의 소중함을 모르는 것과 다를 바 없으며, 좋은 조건과 여건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활용하려는 노력 없이 그저 안주하려는 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상춘(賞春)의 향기 그윽한 3월 중순, 일흔을 넘긴 산림교육전문가(숲해설가) 부부가 근무하는 운문산 자연휴양림을 찾았다. 청도 토박이인 최순옥(71세) 여사는 10여년 전, 부산·경남숲해설가협회 제2기로 교육을 받고 산림교육전문가(숲해설가) 자격증을 취득한 후 전국 주요 국립공원이나 자연휴양림에서 숲을 찾는 사람들에게 숲해설을 통한 치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후배 기수들에겐 선배로서의 경험과 노하우를 제공하는 지도자로서, 숲을 찾는 사람들에겐 숲해설을 통해 자연생태 전반에 걸친 고른 지식과 치유와 행복을 전하는 고수(베테랑)이다. 자신의 생생한 체험을 바탕으로 남편(배종근씨 74세)까지 숲 교육장으로 인도, 자격증을 취득케 하여 고령에도 불구하고 부부 숲해설가로서의 건강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청도군청 옆에 ‘숲해설가의 집’이란 간판을 걸고, 집과 1,000여 평의 인근 임야에 갖은 수목들을 심어 가꾸고 있으며, 집과 농원에는 쉽게 만날 수 없는 다양한 수종의 계절별 꽃이 피어나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감탄과 함께 또 다른 힐링(치유)을 제공하고 있다. 청도읍 고수리에 위치한 노부부의 쉼터에는 봄을 맞아 영춘화, 히어리, 매화, 복숭아, 말발도리, 빈도리, 개량자두, 실거리나무, 미선나무를 포함한 수없이 많은 나무들이 꽃을 피우고 있으며, 냉이, 달래, 지칭개와 같은 흔한 봄풀은 물론이려니와 처녀치마, 노루귀, 복수초, 바람꽃, 꿩의 비름, 꿩의밥, 중의무릇 등 다양한 초본(草本) 식생이 자라고 있다. 아무리 훌륭한 보석이라도 다듬고 가꾸지 않으면 흙과 돌멩이에 불과하듯이 아무리 좋은 자연여건을 갖춘 청도고을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을 적재적소에 활용하지 않으면 그저 그런 평범한 산과 강과 들일 뿐이다. 현재 청도군에는 5명의 숲해설 전문가가 상주하고 있지만 숲해설의 환경과 여건이 조성되지 않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바, 비록 숲해설의 불모지역인 청도 땅이지만 관련 공무원이나 관심 있는 사람들에 의해 알려지고 가꾸어진다면 청도군민은 물론이려니와 청도를 찾는 사람들에게 정말 도움이 될 수 있는 맞춤형 숲체험 힐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날이 오길 바란다’며 활짝 웃는 노부부의 표정에 확신에 찬 비장함이 뚜렷하다. 권규학 기자 (숲해설가)
-
청도군 ‘생애주기별 맞춤지원정책’, 어디까지 왔나.최근 고령화와 저 출산에 따른 인구감소가 가속화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은 2018년부터 1명 아래로 추락했으며, 대한민국은 여성 한 명이 가임기간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가 한 명이 안 되는 전 세계의 유일한 국가가 되었다. 또한 코로나 19 사태로 20~30대 고용과 소득이 악화되고 있어 하락된 출산율의 회복은 더욱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출생아 수는 줄어드는 반면 사망자 수는 점점 늘어나면서 인구감소 추세는 더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2010년의 통계청 인구동향조사를 보면 우리나라의 출생아 수는 47만 명에 달했지만, 매년 조금씩 줄어들면서 2019년에는 30.3만 명으로 대폭 내려앉은 반면, 사망자 수는 꾸준히 늘어나 2010년 25.5만 명에서 2019년 29.5만 명으로 증가하였다. 특히 코로나 19로 인해 일자리 수가 줄어들었고, 소득이나 일자리 측면에서의 충격이 20~30대에 집중됨에 따라 혼인과 출산을 연기하거나 기피하고 있는 현실이다. 전국적인 인구감소 추세는 우리 청도군 역시 자유롭지 못하게 했다.2020년 4분기 기준 청도군의 인구는 22,843세대 43,229명(남자 인구수 21,243명, 여자 인구수 21,986명)으로써 세대당 1.89명 꼴이며, 인구가 가장 많은 나이는 60~64세(5,094명)로 파악된다. 지난해 말(11월 19일), 청도군(군수 이승율)은 군청 제2회의실에서 부읍면장과 관련 담당자 20명이 참석한 가운데 청도군의 인구증가 시책의 소개와 저출생·고령화 및 지속적인 인구 감소 등 직면한 현 상황을 벗어나 사람이 모여드는 청도를 만들기 위한 대책회의를 가진 바 있다. 이날 회의에서 유관기관과 단체의 임직원 및 회원, 공동주택 거주자 및 마을 주민 등을 대상으로 미 전입자 전입 홍보와 각종 회의 시 인구증가 시책 홍보 방안 등 인구증가 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이 이어졌으며, 이 자리에서 이승율 청도군수는 ‘지역사회 발전은 인구증가 없이는 불가능하며, 인구증가는 우리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뒷받침될 때 가능한 바, 군(郡)의 맞춤형 인구증가 시책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적극적으로 발굴, 대응하여 주길 바란다.’고 군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다. 청도군에서는 임신과 출산으로부터 영유아, 청소년, 청년, 중장년, 노인은 물론 여성과 귀농/귀촌자들을 대상으로 생애주기별 맞춤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평생교육과 민원서비스, 청도 문화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의 노력으로 행복한 희망청도 건설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청도군청 홈페이지에 소개된 청도군민의 전 세대를 아우르는 생애주기별 맞춤지원정책처럼 아는 만큼 군민들이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고, 군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더 나은 삶의 희망이 담겨지길 간절히 소망한다. 군청 홈페이지에 홍보된 생애주기별 맞춤지원정책의 50%만 제대로 추진된다고 해도 청도로의 인구유입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행정위주의 홍보와 보여주기 식의 업무추진만으로는 진정한 의미의 인구유입이나 제대로 된 청도 발전을 기대할 수가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보여주기식(전시위주) 계획의 수립이나 책임전가식의 어쩔 수 없는 추진보다는 제대로 된 실천과 함께 그에 따른 철두철미한 확인/감독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북송의 문인인 소순(蘇洵)의 관중론(管仲論)에 ‘일국이 일인흥 이 일인망(一國以一人興 以一人亡)’이란 말이 있다. 즉 ‘한 국가는 한 사람에 의해 흥하기도 하고 한 사람에 의해 망하기도 한다’는 말이다. 국가라는 건 조직이란 말과 다를 바가 없다. 국가엔 리더인 국가수반을 비롯한 주무부처 장관과 그들을 믿고 따르는 조직과 국민이 있듯이 조직 역시 리더와 스탭, 그리고 신뢰를 바탕으로 한 조직원들이 존재한다. 어떤 조직이든 조직 구성원의 단결과 단합이 없이는 목표를 이룰 수가 없으며, 모든 게 사상누각(沙上樓閣)에 불과하다. 국가의 흥망성쇠(興亡盛衰)가 지도층과 국민들의 일치단결된 힘이 있어야 번영할 수 있듯이 우리 청도군 역시 리더인 군수님을 중심으로 공무원과 군민들이 혼연일체가 되었을 때 비로소 뜻한 바를 달성할 수가 있을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나 하나쯤’이 아닌, ‘나 하나만이라도’라는 마음으로 적극 동참할 때 비로소 제대로 된 내 고장 청도의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권규학 기자
-
[청도 문화탐방] 오누이 공원을 찾아서입춘(立春) 지나고 설 명절을 며칠 앞둔 2월 초순, 코로나의 습격을 피해 기어드는 봄의 기운을 만나러 청도군 청도읍 내호리의 오누이공원을 찾았다. 긴 추위 끝의 포근함…, 참으로 오랜만에 찾아온 삼한사온(三寒四溫)의 기온이 저절로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오누이공원은 이름 그대로 청도의 유명한 시조시인인 ‘이호우 이영도 남매시인’을 기념하는 공원으로써 동창천과 청도천(한제천)이 밀양강과 만나는 지점인지라 물길이 주는 상쾌함과 자연이 내뿜는 신선한 향기로 더할 수 없는 운치를 만끽할 수 있었다. 공원이라고 하기엔 턱없이 작은 소담한 정원 같다는 느낌이 들었던…, 공원길을 걸으며 이호우 시인의 ‘살구꽃 핀 마을’과 이영도 시인의 ‘달무리’ 시비(詩碑)도 읽었고, 삼기정(三岐亭) 정자에 올라 느리게 다가서는 봄기운과 대화도 나눴다. 문득 청도로 귀촌하기 전, 부산 초량동 이바구길에서 만난 청마 유치환과 정운 이영도의 사랑 이야기가 떠올랐다. 그곳 유치환 카페 모퉁이에 걸려있던 이영도 시조시인의 사진…, 그제야 이영도 시인의 고향이 이곳 청도였음을 새삼 인지한다. 시조시인으로서 우리의 고유가락을 재현해 현대시조로 정착시켰다는 평을 받는…, 참으로 단아하고 아름다운 신여성이란 느낌을 받았던 여인! 문학적 재능과 미모로 선망의 대상이었던 그녀가 통영여중 가사교사로 근무할 때 청마 유치환 시인을 만나게 되면서 두 사람의 사랑이 시작된다. 당시 유치환은 38세 유부남이었고, 이영도는 30세로 21세에 남편과 사별하고 딸 하나를 키우는 미망인…, 어쩌면 유치환과 이영도의 만남은 운명이었는지도 모른다. 이영도를 만난 후 20여 년 동안 유치환은 거의 매일 편지를 보냈으며, 이영도를 향한 그의 사랑은 그가 쓴 그리움의 시편에 절절이 녹아들었다. 오늘은 바람이 불고 / 나의 마음은 울고 있다 일찍이 너와 거닐고 바라보던 / 그 하늘 아래 거리언마는 아무리 찾으려도 없는 얼굴이여 / 바람 센 오늘도 더욱더 그리워 진종일 헛되이 나의 마음은 / 공중의 깃발처럼 울고만 있나니 오오 너는 어디메 꽃같이 숨었느뇨 - 그리움 1 / 유치환 -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임은 물같이 까딱 않는데 /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쩌란 말이냐 - 그리움 2 / 유치환 - 청마는 통영 앞바다에서 바위를 때리는 파도를 보며 사랑의 절규를 바치지만, 정운은 마음의 빗장을 굳게 닫아걸고 사랑이 들어설 틈을 주지 않는다. 그렇지만 청마는 하루도 쉬지 않고 시와 편지를 썼고, 날마다 배달되는 편지와 사랑의 시편들이 마침내 빙산처럼 까딱 않던 정운의 마음을 서서히 녹인다. 생각을 멀리하면 잊을 수 있다는데 고된 살음에 잊었는가 하다가도 가다가 울컥 한 가슴 밀고 드는 그리움 - 그리움 / 이영도 - 정운의 시를 받은 청마는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현실의 사랑을 한 단계 초월하여 ‘받는 것보다 주는 것’으로 위안을 삼으며 ‘행복’이란 시로 승화시킨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려다 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중략>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럼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 행복 / 유치환 - 이 시에 대해 정운의 답신은 ‘무제’였다. 오면 민망하고 아니 오면 서글프고 행여나 그 음성 귀 기울여 기다리며 때로는 종일을 두고 바라기도 하니라 정작 마주 앉으면 말은 도로 없어지고 서로 야윈 가슴 먼 창(窓)만 바라다가 그대로 일어서 가면 하염없이 보내니라 - 무제 / 이영도 - 이 시를 통해 정운도 청마에 대한 사랑을 퍽이나 용감하고 솔직하게 표현한다. 20여 년 동안 무려 5,000여 통의 편지를 받았으나 단 한 번도 답장을 하지 않던 이영도가 마침내 마음의 문을 열었을 때 유치환은 얼마나 행복했을까. 하지만 부산여상 교장으로 재직하던 1967년 2월 13일 저녁, 예총 일로 문인들과 어울린 후 귀가 중 시내버스에 치여 59세의 나이로 죽음을 맞음으로써 끝이 보이지 않던 두 사람의 사랑은 끝을 맺는다. 청마가 죽은 후 이영도 시인은 ‘탑(塔)’, ‘모란’, ‘황혼에 서서’ 등 그리움의 시를 통해 청마를 잃은 마음을 절절이 담아낸다. 청마 유치환과 정운 이영도의 애절한 사랑의 시편들은 6.25전쟁으로 일부가 소실되었지만 남은 편지들을 모아 ‘사랑하였으므로 행복하였네라’란 시집으로 출판되었다. 사랑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유교적 가풍의 전통적 규범을 깨뜨릴 수 없었고, 현실적으로 이룰 수 없는 어울림이었기에 퍽이나 고통스러웠던 두 사람의 플라토닉 사랑은 인스턴트식 사랑에 익숙해진 오늘날의 젊은이들에게는 전설과도 같고 ‘사랑은 미완성을 통해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었다. 입춘지절(立春之節)에 오누이공원을 찾아 청도를 대표하는 ‘이호우 이영도 남매시인’을 만났다는 건 개인적으로 크나큰 행복이었으며, 시인의 길을 걷는 나의 입장에서도 청마 유치환과 정운 이영도의 사랑 앞에서 ‘이런 애틋한 사랑 한 번쯤 해봤으면…’ 하는 솔직한 욕심을 숨기지 못한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아파하며 그 절절한 마음을 문학으로 승화시킨 두 사람의 사랑에 대한 진중한 자세와 애틋함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진정 사랑이 무엇인지 가슴 깊이 생각하게끔 한다. 아쉬운 점이라면 공원과 가까운 곳에 등록문화재 제293호로 지정된 근대기 한옥기와집인 시인의 생가(生家)가 있다고 했으나 별도의 안내가 없어 찾지 못하고 돌아섰다는 것이다. 다행하게도 빠져나오는 길목 어귀의 ‘시조공원’에 들러 남매시인과 함께 박재삼, 정완영, 이근배, 김남환, 민병도, 박시교, 이우걸, 유재영, 김상훈, 김상옥, 이우종, 최승범, 류상덕, 박재두 등 16명의 시비(詩碑)를 감상할 수 있었음이 나름의 수확이었다. 청도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오누이공원을 찾아 ‘유치환 이영도’ 두 사람의 플라토닉 사랑을 음미하고 시조공원의 시비(詩碑)를 통해 고급스런 문학의 향기를 맡을 수 있길 권한다. 권규학 기자
-
[자랑스러운 청도! 우리 고장 자연탐방] 한재마을 ‘자작거림’을 찾아서권규학(시인ㆍ수필가, 숲해설가) 온 들녘에 봄이 널렸다. 하양 빨강 노랑 연분홍 아름다운 봄꽃들, 계절의 옷장에 숨겨 둔 봄옷들이 일제히 일어선다. 청도천 강변을 따라 자연이 가꾸는 형형색색의 꽃밭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찰랑이는 청도천의 맑은 물소리를 듣노라면 이름 모를 풀꽃들의 어울림과 보이지 않는 숱한 생명이 마중을 나오고 그들이 주는 온기에 몸과 마음이 포근해진다. 억새 숲에 바람이 분다. 억새 숲을 지난 바람은 물결소리 못지않게 거칠다. 아직은 채 벗어던지지 못한 겨울옷을 걸친 채 흔들어 대는 억새의 춤사위 역시 까칠하다. 누군가를 향한 자연의 울림일까. 시간이 두근거림으로 흐른다. 그 많았던 풀꽃들의 씨앗은 어디로 숨었는가. 역사와 자연이 만든 기적의 땅 그곳에, 억새의 그림자가 슬금슬금 빗살무늬로 바닥에 드리운다. 하늘이, 강이 날린다. 진초록 풀 안에 숨어있던 푸른빛이 깨어나 하늘을, 강을 닮아간다. 바라볼 수는 있으나 만져볼 수 없는 하늘과 강, 투명한 수채화 한 폭, 자연이 그린 몽환(夢幻)의 풍경을 본다. 가뭇없는 지평선의 여명(黎明), 잠자는 숲이 꿈틀거린다. 계절이 지나는 것이 두려운지 늑장을 피우는 나무, 색색의 물감을 뿌려놓은 파스텔 색조의 반영이 은은히 드리운다. 자연이 그린 달빛과 물빛과 쪽빛으로 만난 한 폭의 그림을 본다. 두 눈 가득 아름다운 풍경을 담았지만 아련하게 감도는 건 여전히 그리움이다. ‘숲에 가고 싶다’, 아니, ‘가지고 싶다, 나만의 숲’을…. 이왕이면 나무 중의 신사(紳士)인 자작나무 숲이면 더 좋겠다. 새하얀 몸뚱이를 흔들어 대며 보는 이를, 느끼는 이를 유혹하는 자작나무 숲! 그 숲에는 어떤 요정이 살고 있을까. 문득 자작나무 숲에 머무는 아름다운 요정이 보고 싶다. 언제였던가, 강원도 인제의 모 사단에서의 군 복무 시절, 인근의 수산리와 원대리의 자작나무 숲을 다녀온 적이 있다. 어느새 30년을 훌쩍 뛰어넘은 세월의 더께 너머 그때 본 그 숲은 그저 아름다운 숲일 뿐, 다가서는 느낌은 놀랍지도 특별하지도 않았으며, 그냥 무턱대고 즐거울 뿐이었다. 아마도 그때는 숲에 대해서, 자연에 대해서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아서인지도 모른다. 그때 그 숲에 대한 기억이 지금에 와서 이토록 특별한 감정으로 다가서는 건 무슨 이유일까. 자연을 있는 그대로 옮기려면 넉넉한 시간과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늘 생각은 하지만 생각만으로 끝나는 생각의 무더기들…, 속삭이는 자작나무의 노래를 들으며, 발아래 풀꽃에 눈을 맞추고, 손톱보다 작은 풀벌레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것, 제각각 풀들의 이름을 헤아리고 그 생김새를 비교하는 것, 그 모든 게 자연과의 진실한 대화이다. 숲 동무의 이끌림에 내디딘 발걸음이 나도 모르게 청도와 밀양의 경계지점으로 접어든다. 미식가들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지명 ‘한재’…. 미나리 생산지로 전국 최고의 유명세를 타고 있는 마을…, 도로변 곳곳에 ‘한재 미나리’, ‘미나리 먹는 곳’이란 입간판이 즐비하다. 달리던 속도를 늦춰 주변을 돌아보노라니 마을 초입에 ‘관술 IT교육연구소(觀術 IT敎育硏究所)’란 이름의 독특한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자세히 보니 큰 간판 아래 ‘자작거림’이란 작은 간판도 눈에 띈다. 바로 이곳인가. 강원도 인제가 아닌, 경상북도 청도 땅에 자리를 잡은 자작나무 숲…! 도로변에서 바라본 풍경엔 아무것도 포착되지 않았다. 오르막을 거슬러 오르니 제법 규모가 있는 건물이 드러난다. 등 굽은 능선이 시설을 감싸고 있는 계곡, 양팔을 벌려 품어 안은 듯 누군가의 정성으로 빚은 ‘자작거림’의 터전이 고스란히 두 눈에 잡힌다. 황토로 빚어진 숙소를 비롯하여 많은 인원을 동시에 교육할 수 있는 넓은 강당, 소조별 분임토의를 할 수 있는 여러 개의 룸과 오카리나 연주 장비까지 갖춘 ‘관술 IT교육연구소(觀術 IT敎育硏究所)’! 건물 주변은 물론이려니와 정갈하게 다듬어진 산책로들…, 산책로 좌우로 수령 10년을 밑도는 편백나무와 벚나무들이 질서 있게 자리를 잡았다.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편백나무, 참나무류, 멀구슬나무, 영산홍, 쥐똥나무, 고광나무, 물박달나무 등 다양한 목본(木本)을 만났었고, 복수초, 노루귀, 알프스민들레, 금(은)대난초 등 고급 야생화와 토종 식생인 냉이, 지칭개, 봄맞이, 꽃다지, 젓가락나물, 양지꽃, 질경이 등의 초본(草本)과 대화도 나누었다. 산책로 끝 지점의 정자에서는 가쁜 호흡을 다독일 수 있도록 한 주인장의 배려심도 읽을 수 있었다. 물박달나무 앞 정자 마루턱에 앉아 숨을 고른 후 고개를 들자 은빛 섬광이 두 눈을 채운다. 계곡과 능선 사이, 마치 은가루를 뿌린 듯한 자작나무 숲 속 나무들이 한데 엉켜 키 재기를 한다. 정말 자작자작 소리를 내는지 태워보고 싶은 충동에 빠졌다가도 자작자작 대화를 나누는 듯한 정겨움에 귀가 솔깃해져 자신도 모르게 자작나무 숲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자작나무 밑둥 길섶으로 이제 막 봄을 맞은 노루귀가 얼굴을 내민다. 쏘옥쏘옥 고개를 밀어 올린 노루귀의 앙증스러운 모습에 숲 동무들이 연신 외마디를 토해낸다. 긴 겨울을 이기고 세상과 첫 대면하는 예쁜 아이들…, 그 천진스럽고 귀여운 모습을 보고서 누가 있어 ‘어머 어머’ 감탄사를 아끼리. 자작나무의 생육환경이 주로 한국 북부와 일본, 중국, 시베리아 동부 등지에 분포하는 나무이기에 이곳 청도지역에서 자작나무 숲을 볼 수 있다는 건 대단히 운이 좋은 경우로써 고마워할 만한 일이다. 잘 모르는 사람은 자작나무와 비슷한 은수원사시나무(은사시)를 자작나무로 착각하는 경우도 있다. 봄이라 하기엔 아직은 이른 계절, 겨울의 잔재가 곳곳에 남아있는 시기인지라 초록이 주는 기쁨을 만끽하지 못했고, 밤이면 손에 잡힐 듯한 앞산마루 위의 별을 따는 경험을 갖지 못해 ‘자작거림’의 가치를 제대로 누리지 못함이 못내 아쉬웠다. 숲을 바라본다 오래도록 앉아 있거나 서성이듯 걷는다 사위(四圍)가 고요히 익어가는 시간 나무 사이를 물들이며 천천히 누린다 시리도록 아름다운 겨울 하늘과 하얗게 드러난 자작나무의 어울림 맑은 눈을 가진 어느 소녀의 얼굴이 아른거린다 나무 숲을 걷는 내내 단꿈에 빠져든다 향긋하고 새하얀 꿈 잊힌 기억처럼 하얗고 찬란하다 자작나무 숲에는 순백의 신성함이 살아 숨 쉰다 그래서 치유의 숲인가 보다 하얀 숲에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불면 잎새만 스치고 말 일이지 자작자작, 생경스런 소리를 낸다 하얀 숲에 햇볕이 스며든다 햇살이 비추면 눈을 마주하고 그저 손을 뻗을 일이지 꼿꼿이 등지고 서서 쭉 뻗은 검은 다리를 길게 늘어뜨린다 어느새 하얀 숲에 눈(雪)이 번진다 눈이 오면 켜켜이 쌓일 일이지 뽀얀 살결에 차가운 눈을 촉촉이 배어 안는다 하얀 숲에 어둠이 내린다 깜깜한 밤이 오면 느긋이 잠들고 말 일이지 하얀 별을 숲 속 가득 드리운다 계절에 따라 바람이 바뀌고 몸짓과 색깔이 달라지는 언제나 속삭이는 자작나무 숲 그곳에 어느 여인의 아름다운 사랑이 도드라진다. - 자작나무 숲, 그 고혹의 기억 속으로 - 긴 겨울의 끝에는 반드시 봄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코로나에 찌든 일상들, 사회적 거리두기와 사람과 사람 간의 격리된 삶, 그 길고 긴 외로움의 늪에서 탈출하려면 자연과의 만남이 최적이다. 청도는 산과 물, 그리고 넓은 들판을 고루 갖춘 살기 좋은 고장으로 평판이 자자하다. 하지만 그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음에도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청도를 찾는 사람들에게 자연이 주는 혜택을 고르게 나눠주지 못한다는 게 참으로 안타깝다. 청도엔 화양읍성과 신화랑풍류마을을 포함한 몇몇 지역에 문화관광해설사를, 운문산 입구 생태탐방안내소에 자연환경해설사를 운용하고 있으나 숲해설은 운문산 자연휴양림을 제외하곤 전무하다. 최근 자연과 가까이하는 치유의 삶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인 바, 이는 공원이나 자연휴양림, 또는 도시 숲을 활용한 숲해설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려는 바람(望)의 일환이다. 청도지역에는 기존의 운문산 자연휴양림이 있고, 각북면에 새로운 자연휴양림이 개장을 앞두고 있는 바 이곳 ‘한재마을 자작거림’까지 활용하여 숲 체험교육을 추진한다면 지역민은 물론이려니와 청도를 찾는 사람들에게 한 단계 높은 차원의 힐링(치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한재마을 자작거림’은 사유지이기에 그 특성상 시설관리를 포함한 일정 부분의 경비가 소요될 수도 있을 것이며, 찾는 사람들의 다양성에 따라 발생하는 각종 후유증 역시 극복해야 할 사안이다. 코로나로 인해 교육이 없는 요즈음엔 상관이 없겠지만 교육으로 바쁜 시기엔 일반인들의 방문을 제한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방문하기 전에 반드시 방문일정을 조율해야 하며, 방문을 했을 시엔 산나물 채취 및 자연식생의 훼손이나 쓰레기의 무단투기와 같은 행위는 절대 지양해야 할 것이다. 오늘도 코로나의 위세에 눌려 마스크 뒤에 숨은 채 그렇고 그런 은자(隱者)의 하루를 살았다. ‘믿기에 사랑하고, 사랑하기에 믿는 마음처럼’, 삶이란 게 그렇고 그런 것인가 보다. 눈을 뜨면 밥을 먹고, 일을 하고, 또 밥을 먹고, 잠을 자고…, 늘 별 일 없이, 별 탈 없는 삶을 사는 사람들, 그러고 보면 그렇게 사는 삶 자체가 별일이고, 별 탈이다. 은퇴자인 나의 눈에 비친 세상은 조금은 밋밋한 느낌, 어쩌면 그것마저도 특별한 것인지도 모른다. 가끔은 일상으로부터 탈출하고 싶은 충동도 있다. 좋은 동무와 함께 근사한 카페에 들려 차도 마시고, 홍등이 번쩍이는 술집에 가서 요염한 안주인이 따라주는 술이라도 한 잔 곁들이며, 가끔은 토끼처럼 착하게, 때로는 여우처럼 요염하게, 늑대처럼 거칠게 반항하고도 싶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자연으로부터 깨우침을 얻는 게 가장 좋은 인생일 것인 바, 한재마을 ‘자작거림’을 찾아 자연이 주는 향기를 통해 코로나에 지친 심신을 달래고 치유(healing)의 기쁨을 만끽한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인생은 없을 것이다.
-
[기자칼럼 ]‘공무원은 철밥통인가’공무원은 상전(上典)인가. 그렇지 않다. 공무원은 ‘국가나 사회의 심부름꾼’이라는 뜻의 공복(公僕)으로 불린다. 과연 공무원(公務員)이란 직업은 ‘철밥통’일까? 대부분의 공무원들이 본연의 마음으로 근무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자신이 대단한 인물이라도 된 듯 주민 위에 올라앉아 거들먹거리는 일부의 공무원들 때문에 ‘철밥통’이란 말이 생겨난 것이다. ‘철밥통’이란 ‘공무원에 대한 정치적 중립성 보장과 부정부패 억제, 행정 안정성 유지 차원에서 생겨난 말’이지만 열심히 하지 않아도 ‘때만 되면 꼬박꼬박 봉급이 나오는 직업’으로 잘못 인식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물론 그만큼 공무원들이 제대로 된 근무를 하지 않고 있는 현실을 근거로 하고 있긴 하지만.- 물론 대다수의 공무원들이 희생과 봉사의 마음으로 근무한다. 국가 위기에 목숨을 걸고 전투에 참여하는 군인들과 치안유지를 위해 불철주야 헌신하는 경찰공무원들, 그리고 재난과 재해현장에서 자신의 안위를 내던지고 본분을 수행하는 소방공무원들과 코로나 사태를 맞아 누구도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위험지역(?)에 당당하게 투신, 환자의 안위를 책임지는 의료진들을 지켜볼 때마다 상처내기성 모함임을 알면서도 일시적인 모함성 말로만 치부하기도 석연찮다. 사실 막노동꾼이나 단기간에 성과를 내야 하는 기업과는 달리 공무원들은 자신의 위치에서 묵묵히 본연의 일을 하면 되는 것이다. 그나마 5급 이상의 고급 공무원들은 보는 눈이라도 많기에 제 위치에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려 하지만, 실무에 직접 종사하는 6급 이하의 하급 공무원들은 외부에서 보는 눈도 많지 않기 때문에 처우가 좋지 않으면 업무에 충실하지 않고 외부로 겉돈다거나 유혹에 쉽게 빠지고, 괜히 자신의 직위를 빌어 으스대려고 한다거나 주민들 위에 군림하려는 그릇된 생각을 가질 수가 있다. 어차피 조직의 특성상 상급기관의 각종 지시를 수명해야 하는 공직자의 입장에서 보면 힘이 들거나 하지 않아도 될 업무를 굳이 찾아서 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할 뿐만 아니라 괜히 앞서 나가다 보면 주변 동료들에게 손가락질을 당할 수도 있고, 또 눈에 뻔히 보이는 불편을 스스로 만들 필요가 없기 때문에 그냥저냥 눈치를 보며 무사안일을 택하는 것이 속 편할지도 모른다. 공무원이라고 해서 모두가 다 똑같은 것도 아니다. 중앙공무원은 그들 나름대로의 자긍심을 내세워 자신의 우월감을 내세우고 있고, 지방공무원은 중앙공무원들에 비해 다소 기세가 처진다는 특성을 인정하면서도 그에 대한 보상심리로 스스로의 부풀려진 자긍심에 빠져 상호 간 불신과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시험의 관문을 통과한 공무원들과 밑바닥에서부터 하나하나 올라와서 현직에 이른 공무원들 간에도 깊은 갈등의 골이 파여 있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행정직과 지도직, 기능직과 무기관리직, 기간제 근로자와 일용직 등 다자(多者) 간에 얽히고설킨 갈등의 골이 조직의 발전과 업무성과 달성에 제한요소로 작용되고 있음도 분명한 사실이다. 흔히들 공무원을 꽃이라고 말한다. 꽃은 필 때도 꽃이요 질 때도 꽃이란 이름으로 불린다. 농작물이 자라는 곳이 전답이라면 풀이 자라는 곳은 풀밭이요 꽃이 자라는 곳은 꽃밭이다. 꽃으로 불리는 공무원은 누구나 꽃밭에서 근무하지만 현직에 종사하면 꽃이요, 퇴직을 앞두면 단풍, 이미 은퇴했다면 낙엽이다. 같은 꽃밭의 공무원이라도 누구나 남보다 일찍 승진하고 싶어 하고, 더 좋은 여건에서 근무하고 싶은 욕망을 꿈꾼다. 그러기에 겉으로는 서로 잔잔한 듯해도 드러나지 않은 곳에서는 폭풍전야의 바다처럼 치열하다. 하지만 먼저 핀 꽃은 먼저 질 것이요, 늦게 핀 꽃은 늦게 지는 법…, 언젠가 낙엽으로 만날 운명이라면 굳이 햇볕에 맨살을 드러낸 채 서로 으르렁 거릴 것까지야 없으련만 자기 성취를 위한 지나친 욕망이 절제의 마음을 덮어버린다. 남보다 더 많이 갖고 싶고, 더 빨리 승진하고 싶고, 더 높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일종의 소유욕이나 명예욕이라고나 할까. 어차피 ‘조금 일찍’이거나 ‘조금 늦게’의 차이일 뿐, 은퇴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것…, 아무리 넓은 땅을 가졌더라도 죽으면 한 평도 못 되는 땅에 누울 것이요, 아무리 가진 게 많다고 한들 하루 세끼면 족할 터, 백 년도 채 살지 못하는 인생, 아등바등하지 말고 베풀 수 있을 때 맘껏 베풀고 도움 줄 수 있을 때 도와주고 앞자리엔 나보다는 친구를, 뒷자리엔 친구보다는 내가 설 때 비로소 제대로 된 동행을 꿈꿀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