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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천(東倉川)에서- 밤에 맞은 봄

기사입력 2021.03.31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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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도 동창천(東倉川)에서

    - 밤에 맞은 봄 -

                                     김성학

     

    한가락 손을 들고

    밤 하늘을 향하다.

    거기 웅크리고 있는

    달을 겨누다.

    놀란 달이 숨다

    구름 속으로.

     

    그 구름 헤치고

    달을 찾다.

    찾아낸 달

    노랗게 질리다.

    떠는 달 찌르다

    손가락으로 힘껏.

    찔린 달이 피를 흘리다

    노란 피를.

     

    그 피가 봄비 되어 내리다

    개나리 위로.

    개나리 피로 물들다

    노랗게 노오랗게.

     

    노란 피, 방울 되어

    개울을 이루다.

    개울물 흘러

    동창천 물들이다.

     

    노랗게 물든 강물

    밤 바람에 일렁이다.

    건듯,

    그 바람에 실려오다

    노오란 달 개나리 내음,

    노오란 개나리 달 내음.

    코끝 스치다

    봄 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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